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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에 목을 놓은 적이 있느냐 / 고은영 눈부신 정점에서 울어 보았느냐 그것은 절망의 수치스런 가장자리 아무리 눈이 부셔도 외로움이란다 모든 것이 떠나도 나를 일으켜 세울 도덕적인 선함은 잃고 싶지 않았다 구름은 서쪽으로 급하게 몰려가고 유월의 싸리꽃 들판에 나부끼던 목멤 참말로 외로움에 목을 놓은 적이 있느냐 바람 따라 흐르지 못해 고여 썩어 문드러지는 나의 흔적은 언제나 서러움이었다 너와 함께 마주보아도 더욱 외로움은 깊어지고 깊어진 외로움에 나는 또 다시 너를 그리워한다 막막한 바다, 검푸른 바다는 장마가 오면 노래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절망을 빗물에 묻어 버린다 언듯 스치는 사람들 속에 불안한 눈빛으로 초라하게 버려진 존재로 서성이며 순간마다 초조하게 누구를 그리워한 적 있느냐 그러므로 군중 속에 고독을 정말 네가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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