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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08 10:23

Golden Anniversary=2005

조회 수 2658 추천 수 68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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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글은 내년 봄에 있을 "졸업 50주년기념 모임"의 기본 성격을 초해본 것입니다. 회우 여러분의 거침없는 아이디어 제공을 기대.
이것은 어디까지나 "첫" 아이디어인만큼 여러분들의 관심과 제언을 기다리겠습니다.

사대부고 7회: Golden Anniversary=2005

내년에 고교졸업 50년을 맞아 의미가 좀 있는 모임을 가져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오늘은 그 예비모임쯤으로 하자.

우리 세대는 식민지시대를 맛보았고, 625전쟁을 경험하였다.
이것이 우리들의 불행이었는지, 아니면 하나의 기회였는지는 분명치 않다. 우리들은 그것을 묻지 않았다.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았을 뿐이다. 그 <묵묵한 삶의 태도>가 옳았는지 아닌지도 묻지 않았다. 말하자면 우리들은 주어진 것을 거부하지 않는, 거부할 수 없는, 아니면 거부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그런 숙명을 살았다.
요즘 자식들의 생각과 우리들의 10대 20대를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 엄청나게 다를 것이다. 여성동창들은 손자들을 머리에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남자들보다 더 큰 손자들을 두었을 테니까) 그들이야말로 우리들과는 다르다. 그들의 정의감이란 무엇인가. 저들은 자신의 침대에 새 시트를 깔고서, 해묵은 노인들의 그것과 비교한다. 나이든 자들은 죄를 많이 졌다. 그 죄만큼 시트는 더럽다--이렇게 저들은 외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럴까? 우리들이 그 소리에 놀라 변명을 늘어놓을 것까지는 없다. 저들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마련해준 부를 향수하면서, 혹시 자식 때문에 빚었을 비양심적 행위를, 저들은 규탄할는지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서울의 한 도심에서, 그러나 조용하게, 우리들의 과거로부터 오늘까지의 여러 가지 생각을 토해 내보자. 그렇다고 누구하고 싸우자는 것은 아니다. 10대의 경험을 반추하는 것도 좋다. 아무튼 그러면서, 소박한 모임을 마련하면 어떨까.

몇 가지 숙제를 낸다.
어떤 사람은 우리들의 10대에 대하여, 전쟁에 대하여, 지난 세대의 정치와 경제활동에 대하여 얘기한다. 군사독재와 재벌과 데모를 떠올려도 좋다. 요즘 떠들고 있는 과거사에 대해 우리들의 생각을 나눠보자. (집에서 미리 써와서 읽는 것도 좋다.)
그 시절은 좋았다--라고 얘기해도 좋다. 요즘보다 살맛이 나았다고 우리들의 시대를 변호해보는 것도 좋다. 우리들의 과거가 쓰라렸다고 만 얘기한다면 우리들이 불쌍해지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나>와 <우리들>의 얘기를 해본다. 반성도 좋고 자랑도 좋다. 그러나 토론을 할 필요는 있을지 몰라도 싸울 것까지는 없다. 이견을 제시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옳고 그른 것은 따지지 말자. 혹시 칼부림이 날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집을 나서는 시각은, 어디 사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11시나 그런 시각이다. 이걸 어기지 말아라. 왜냐하면 이것이 이날의 행동강령이다.
반드시 한 사람 이상의 동기생과 네댓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중요하다. 말하자면 Coupling Hour인 셈이다. 會場에 오기 전에 영화나 연극을 한편 씩 보고 오는 것이 좋다. 옛날 우리들은 문예활동을 거의 외면하고 살았다. 시대도 그랬고 공부 공부하는 학교의 분위기도 그랬다. 극장가는 것이 싫으면 찻집에서, 또는 화랑에서, 친한 친구들 끼리끼리 몇 시간을 보내 보자는 것이다.
시장이나 백화점을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무얼 꼭 사야하는 것은 아니다. 아예 안 살 작정을 한다. 그러니까 재미있다. 점원들은 이 손님들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겠지만, 우리들은 기분 좋게 그들의 기대를 배반한다. 50년 전의 시장이나 백화점을 상상해보자. 그때 백화점이라면 화신과 미도파가 고작이었다.

술은 Red Wine으로 한다. Buffet 스타일로 가벼운 저녁을 하고, 위스키도 한 병쯤은 준비한다. 취하고 싶으면 취해도 좋다.

이곳에는 <가라오케> 시설도 있다. 뒤풀이 겸해서 노래를 불러도 좋다.
돌아갈 때는 자그마한 Souvenir도 준비한다. (Souvenir는 가격을 정해서 각자가 하나씩 들고 오는 것도 재미있다. 자신이 선택한 선물 뭉치를 같이 끌러보는 것도 재미있다) 최근 탐문한 바에 의하면, 어느 50주 기념모임에서는 高價의 이태리 革製 가방을 만들어 논아가졌다고 한다. 노인이 되면 가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보를 충분히 해서, 특히 외국에서 많은 친구들이 오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몇 번의 편지를 내고, 권유하고, 우리 명단에는 있으나 자주 만나지 못한 친구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해보자. 특히 아주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는 친구를 찾아보자.

헤어질 때는 울어도 좋다. 다시 못 만날 친구도 그 속에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Auld Lang Syne을 틀어주자. 울면서 돌아가면 필시 행복해질는지 모른다.

2005년 12월 7일
오미가에서
김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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