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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나이가 들면
아는 게 많아질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알고 싶은 게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이해될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해하려 애써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
무조건 어른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른으로 보이기 위해

항상 긴장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편해질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많이 공부해야 하고,
더 많이 이해해야 하고,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애써야 한다.
끝없이 ...

끝없이 ...


나이가 들면서
짙은 향기보다는 은은한 향기가
폭포수보다는 잔잔한 호수가
화통함보다는 그윽함이
또렷함보다는 아련함이
살가움보다는 무던함이
질러가는 것보다

때로는 돌아가는 게 좋아진다.
천천히...

천천히...


세월이 이렇게
소리 없이 나를 휘감아 가며
끊임없이 나를 변화시킨다.
절대 변할 것 같지 않던 나를...



- 작자미상 -

오! 사랑스런 날이여.

오랜만에 동편 하늘을 곱게 물들이며

수줍은 듯 아름답게 솟아오르는 저 태양을 보라.

몇 일만에 보는 환한 모습이련가!

처음 본 듯 반가웁기 그지없었다.

흰 구름 몇 조각 한가롭게 띄워둔 채

활짝 열어젖힌 푸른 하늘도

보드라운 촉감으로 얼굴에 스쳐오는 바람결도

한결 시원해 보인다.

평화스러워 보이는 저 건너마을의 풍경도

갓 목욕시켜놓은 갓난이의 모습처럼,

말쑥하면서도 정겹게 느껴진다.

경쾌한 새들의 노래소리와 온갖 풀벌레들의

오케스트라가 열릴 저 초록 숲도

오늘만은 확실히 더 산뜻해 보인다.

그 뿐 이랴!

일찍부터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개구쟁이들의 신나는 재잘거림도

듣는 이의 마음까지 즐겁게 하고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지렁이와 풍뎅이,

무당벌레와 나비들의 작은 움직임 까지

그저 사랑스런 기억으로 남아있다.

가녀린 개미 한 마리에서

까치, 다람쥐와 청솔모 등 제법 큰 동물까지,

크든 작든, 힘이 있든 없든, 그들만의 방식으로

장마비도 태풍도 잘 지켜온 생명들이 신비롭다.

비가 개고 그들과 다시 만나보는 시간...

이토록 짜릿한 기쁨이 될 줄이야,

이것이 곧 우주 세계의 신비로운 교감이 아닐까.

모두가 귀하디 귀한 생명체라고 생각하면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도 없을 듯 싶다.

오랜만에 본 맑고 고운 햇살, 푸른 하늘과 흰구름,

지난 태풍과 지리한 장마에도 잘 견디어낸

숲속의 작은 생명체까지,

모두가 그렇게도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오늘따라 이들이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까닭이 뭘까.

그들이 이토록 정겨웁고 사랑스러운 것은

아름다운 생명의 신비를 지켜간다는 점일 것이다.

또한 이들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생태계의 신비를 조화롭게 이루는 공동체라는 점일 것이다.

투명한 햇살이 처음 본듯 아름답고

비 개인 푸른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흰구름과

초록 숲이 유독 싱그러워 보이는 오늘,

언제나 자연의 섭리와 생명의 신비를 깨닫게 하는

모든 그대들이 정말 고맙다.

시야에 들어오는 그 모든 생명체들과

차별없이 교감하고 사랑을 나누고픈 까닭이다.

오! 사랑스런 날이여!!!


- 정의와 평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