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항상 긴장해야 한다. 끝없이 ...
때로는 돌아가는 게 좋아진다. 천천히...
오! 사랑스런 날이여.
오랜만에 동편 하늘을 곱게 물들이며 수줍은 듯 아름답게 솟아오르는 저 태양을 보라. 몇 일만에 보는 환한 모습이련가! 처음 본 듯 반가웁기 그지없었다.
흰 구름 몇 조각 한가롭게 띄워둔 채 활짝 열어젖힌 푸른 하늘도 보드라운 촉감으로 얼굴에 스쳐오는 바람결도 한결 시원해 보인다.
평화스러워 보이는 저 건너마을의 풍경도 갓 목욕시켜놓은 갓난이의 모습처럼, 말쑥하면서도 정겹게 느껴진다.
경쾌한 새들의 노래소리와 온갖 풀벌레들의 오케스트라가 열릴 저 초록 숲도 오늘만은 확실히 더 산뜻해 보인다.
그 뿐 이랴! 일찍부터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개구쟁이들의 신나는 재잘거림도 듣는 이의 마음까지 즐겁게 하고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지렁이와 풍뎅이, 무당벌레와 나비들의 작은 움직임 까지 그저 사랑스런 기억으로 남아있다.
가녀린 개미 한 마리에서 까치, 다람쥐와 청솔모 등 제법 큰 동물까지, 크든 작든, 힘이 있든 없든, 그들만의 방식으로 장마비도 태풍도 잘 지켜온 생명들이 신비롭다.
비가 개고 그들과 다시 만나보는 시간... 이토록 짜릿한 기쁨이 될 줄이야, 이것이 곧 우주 세계의 신비로운 교감이 아닐까.
모두가 귀하디 귀한 생명체라고 생각하면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도 없을 듯 싶다.
오랜만에 본 맑고 고운 햇살, 푸른 하늘과 흰구름, 지난 태풍과 지리한 장마에도 잘 견디어낸 숲속의 작은 생명체까지, 모두가 그렇게도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오늘따라 이들이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까닭이 뭘까.
그들이 이토록 정겨웁고 사랑스러운 것은 아름다운 생명의 신비를 지켜간다는 점일 것이다. 또한 이들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생태계의 신비를 조화롭게 이루는 공동체라는 점일 것이다.
투명한 햇살이 처음 본듯 아름답고 비 개인 푸른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흰구름과 초록 숲이 유독 싱그러워 보이는 오늘,
언제나 자연의 섭리와 생명의 신비를 깨닫게 하는 모든 그대들이 정말 고맙다. 시야에 들어오는 그 모든 생명체들과 차별없이 교감하고 사랑을 나누고픈 까닭이다.
오! 사랑스런 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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