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그리움이 꽃필 때 / 이채 -
내 당신 부르기에 저 산은 멀어도
내 당신 기다리기에 봄은 또 오는 걸까
긴 잠 깨어나 풀숲 헤치는 바람결에
밤마다 꿈길마다 사무치는 이름 하나
애써 초연한 뜰에도
바람 한 잎 꽃 소식이 불어오면
연둣빛 편지지에 새싹 같은 사연을 쓰리라
곧 가슴에도 꽃물이 들겠지요
못다 간 날개마다 나비는 춤추고
잃었던 노래는 당신을 부르네
그립기에 잊을 수 없고
잊을 수 없기에 그립습니다
간밤엔 달빛 고운 당신에게서
봄꽃 향기가 나더이다
내 당신 그립기에 꽃은 또 피어도
내 당신 사랑하기에 봄은 너무 짧아도
하늘가 꽃 구름
두둥실 봄 호수에 머물 때
백조의 물결은
누구를 기다리는 나뭇잎의 떨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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