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북해도 아이누족 민속촌 마을에서....)

      인생의 뒤안 길에서...           청초  이용분 

      " 대강 사백만원이 되겠습니다."
      치과의원의 재무 담당 간호사가 한참을 계산을 해보더니 하는 말이다.

      " 아이구 비싸서 어디 이를 하겠어유? 그냥 갑시다."
      스포츠 모자 밑으로 한참은 이발을 안한듯 내려온 반백의 긴 머리의 허름하고
      늙어 버린 남편인 노인을 보면서 한 할머니가 혼자 말처럼 되 뇌인다.

      "좀 덜해서는 안될까유? 한 삼백 오십만원쯤유?"
      "원래는 돈이 사백이십일만원쯤 나오는데 벌써 깎은 금액입니다.
      오늘은 그냥 가셔서 생각을 잘 해보시고 다시 오셔서 하세요."
      그래도 조금은 친절한 간호사의 말.

      그러자 남편 할아버지가
      "온 김에 그냥 해. 돈 두었다가 무엇을 해 이럴 때 써야지..."
      보기에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은 분위기의 늙은 남편의 단호한 소리가 어쩐지
      힌 소리로 들린다.
      "아니면 아이들한테 내 놓으라면 되지."
      "자제분은 몇이나 두셨어요 ?"

      " 아. 예 아들 넷에 딸 둘이요 "
      "그러면 아들들 하나 앞에 백만원씩만 내라면 되겠네요." ^^
      비싼 치료비에 조금은 답답해 보여서 마침 옆에 앉아 있어서 듣게된 내가
      보다 못해 거들었다. 무엇을 하며 살았기에 아이를 여섯이나 키우느라면
      수중에 무에 얼마나 남아 있겠는가....

      "그게 그렿지 않아요. 다 고르게 살지를 못하니까요. 그래도 문제 없어요
      막내한테 내라면 천만원이라도 말만 떨어지면 척 주지요 "
      "막내 아들이 무얼하는데요 ?"
      "장사를 해요."

      그러자 그 늙은 부인이 나를 쳐다 보며 낮은 소리로 속삭이듯 말을 했다.
      `내가 원래는 일을 다니는데 지난번 눈이 왔을떼 미끌어져 넘어져서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몇달 일을 못나가서 형편이 좀 힘들어유.`
      사실 어디에 일을 다니기에도 좀 아니, 많이 늦은 나이로 보인다.

      ` 어여 가서 치료를 시작해.`
      남편의 채근에 못 이겨서 조금은 뚱뚱한 마나님은 쭈빗쭈빗 치료대에 올라 앉았다.

      나이 먹고 늙어도 생각해 주는데는 역시 짝이 최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다들 늙고 경제적 능력도 없어져 버렸는데 치과의 의치(義齒) 치료비는
      왜 의료공제 혜택도 안 해주고 이렇게 턱없이 비싼건지...

      그들 말고도 또한 한 노인 커풀이 늙은 부인의 치료비로 이백팔십만원을
      카드로 일시불 결제를 하는걸 보니 치료비가 정말 엉청나다.
      나이를 먹어도 外樣으로 출신을 대강 짐작할수 있어서 카드를 쓰는 이 남편은
      공직자 출신인듯 그런대로 그리 힘들어 보이는게 덜 하다.

      병원은 이를 고쳐 주기도 하지만 그들에게는 노인들이 꼭 꼼짝 못하는 봉인것만
      같이 보여서 가엽기만 하다. 언젠가 먼 시골에 성묘를 갔을 때 탔었던 그 곳의
      늙은 택시기사의 이야기가 갑자기 떠 올랐다.

      "여기 나이 먹은 사람들은 몇 백만원씩이나 하는 치과 치료비에 치아를 해
      넣을 엄두를 못 내고 아주 보통 난리가 아니에요. 무에 그리 비싼건지...!!"
      운전중에 안전이 걱정될 정도로 격한 어조로 열변을 토하는걸 들은적이 있다.

      근근히 돈을 모아서 살림에 보태 쓰는게 아니라 그 돈으로 조금 더 젊게 보이고
      예쁘게 보이려는 욕심에서 부모님이 주신 멀쩡한 얼굴을 깎아 내서 뜯어 고치고
      주름을 없애준다는 보톡스 주사를 맞는 아직 나이를 덜 먹은 세대와는 차원을
      달리 노인 세대의 고통은 너무나 절실하다.

      국민소득 이만불시대에 돌입하고 삶의 질을 좀 더 높이며 웰빙 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요즘 노후대책을 세우지 않은 노후는 정말 피할수 없는 큰 재앙이 되었다,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몸이 여기 저기 고장이 나서 치료할 곳이 너무나 많아진
      실버세대에게는 언제쯤 개선이 될 일인지 요원한 이야기인것만 같아 보여서
      마음속이 아리기만 하다.

                                    06년 3월 16일 청초(7)
    • (作家 註 이때만해도 예전 이야기지 최근에는 의료 보험이 되어서 임프란트도
    • 두개 까지는 의료보험에 의해 좀 싸게 시술을 받게 조건이 개선 되었다.)


      (북해도 아이누족 민속촌 마을에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91 매일 생기는 '암세포 죽이는' 신비한 음식 이용분 2020.10.08 94
6690 세익스피어가 주는 중년의 9가지 교훈 이용분 2020.10.07 21
» 인생의 뒤안 길에서... 이용분 2020.10.03 40
6688 아이들과 함께 송편 빚던 즐거운 한가위 ... 이용분 2020.09.28 21
6687 천상병시인의 찻집 '歸天'에서 이용분 2020.09.27 52
6686 가저 보지 못 한것에 대한 갈망 이용분 2020.09.20 65
6685 Andrea Bocelli, Sarah Brightman--Time toSay Goodbye (HD) 이용분 2020.09.18 1166
6684 *** 인생 3사 3걸 3기 *** 이용분 2020.09.12 18
6683 베토벤의 '교향곡6번 전원' 이야기 이용분 2020.09.05 74
6682 세월이 가면 잊혀지는 世上 人心 이용분 2020.08.30 26
6681 ♡ 수녀님의 카톡 ♡ 이용분 2020.08.25 26
6680 가난했지만 마음이 따뜻했던 시절... 이용분 2020.08.20 21
6679 [南齋晩筆](36-N)[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 진본] 보기 南齋 2020.08.17 32
6678 이순신 장군을 사형에서 구한 '오리 이원익(梧里 李元翼)같은 정승이 요즘에는 없는가? 이용분 2020.08.10 108
6677 두 며느리 이야기... 이용분 2020.08.02 23
6676 우리들의 4회 선배님들의 건강하신 모습들입니다. 우리도 이처럼 건강을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이용분 2020.07.31 16
6675 장마비 내린뒤... 이용분 2020.07.29 35
6674 ◆ 이순신 장군의 11가지 생활신조 ◆ 이용분 2020.07.26 40
6673 사람의 향기 이용분 2020.07.24 31
6672 재미 7회 남자 동기 모임(2017년 소식) 이용분 2020.07.23 21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354 Next
/ 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