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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5 07:54

검둥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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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둥개 이야기                       청초  이용분
     

    • 분당서현역 쪽에 볼일이 있어 지하철 역사를 빠져 나와 백화점 옆에 광장처럼 조성된 커다란 골목을 지나게 됐다. 언제인가 그때도 이곳을 지나갔는데 어떤 간이 구두수선 비닐가게 옆에 그때는 털이 북실북실하여 마치 사자처럼 이상한 고양이를 매달아 놓아 내 눈길을 잡았다.
      오늘은 털이 아주 새까만 검정개를 매달아 놓았다. 이 점포 주인은 동물을 아주 좋아 하는 모양인지 매번 색다른 동물을 키우고 있다. 집에 두면 외로워 할터이니까 데리고 출근하고 저녁이면 함께 퇴근을 하는 모양인지...
      우리나라의 보통 개의 상징은 검정개였는지 옛날 우리 동요에 
 
  •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앵두따다 실에 꿰어 목에다 걸고
    검둥개야 너도 가자 냇가로가자.

    비단 물결 남실남실 어께춤 추고
    머리감은 수양버들 거문고 타면
    달밤에 소금쟁이 맴을 돈단다.'
 
  • 라는 동요가 있기도 하다.

    갑자기 어렸을 때 내가 초등학교시절 어머니가 친한 지인을 방문 춘천에 갔다가 오는 길에 강아지 한마리를 가지고 오셨다. 검정색 복실 강아지다. 우리집에서는 처음 키운 강아지다. 가지고 와서 어머니는 바로 솥뚜껑 위에 밥을 한 주걱 담아 놓고 먹게 하였다.

    우리 집에 잘 적응을 하여 잘 크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이름도‘검둥이’라 이라 짓고 몇 년을 키우며 어린 시절 동생과 함께 넓은 들을 즐겁게 뛰어 놀곤 하였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개가 없어진 것이다. 바로 밑 남동생과 나는 너무나 슬퍼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남동생은 팔려간 개집을 찾아 갔지만 개는 이미 없어진 뒤였다. 갑자기 오랜 세월 전의 기억이 되살아 났다.


    그 후로 결혼을 하여 나의 세 자녀들을 키우면서 마당이 넓은 개인 집에 살면서 차례로 몇 마리의 개를 키운 적이 있다. 이름 하여 벤. 산쵸, 로리, 해피, 써니, 마지막 키운 개는 똘똘이다. 어떤 때는 세 마리까지도 키웠다. 개들도 저마다 개성과 품성이 다르다.
 
  • 어떤 개는 밥을 주면 절대 주인이 보는 앞에서 밥을 안 먹다가 숨어서 보면 주인이 들어 간것을 확인을 하고서야 밥을 먹는다. 어떤 개는 너무나 순해서 집에 키우는 닭에게 코를 찍혀 피가 나고 제 집도 빼앗겨 개 집안에 닭이 들어가서 앉아 있기도 했다. 배변을 하면 똑 같은 장소에 소복하게 싸 놓기도 한다.

    어떤 개는 멀리 골목길에서 걸어오는 식구들 발소리나 차 소리를 알아듣고 “콩콩콩” 아는 척하는 특유의 코 소리로 짓기도 했다. 마지막에 키운개는 눈이 아주 예쁜 스피츠종 하얀개였다. 15년정도 키웠는데 늙으니 주인이 와도 턱을 발등에 괴고 눈만 말똥말똥 뜨고 쳐다 볼뿐 주인이 밖에서 돌아 와도 반기지도 않는다. 주인이 개 눈치를 보아야 될 지경이다.그래서 어른들이 개는 오래 키울 일이 아니라는 말을 한것같다.  

    지금 개들은 옛날 개들처럼 최소한도 집을 지키거나 그런 일을 하지 않고도 애교를 부린 댓가로 사람과 똑 같이 한 아파트 따뜻한 집안에 살고 있다. 예쁜 개집에 비싼 옷도 걸치고 심하면 주인의 무릎 위에 앉아 주인의 얼굴을 핥기도 하며 특급 좋은 사료를 먹고 산다. 몸이 약해진다고 닭을 통째로 삶아서 보양도 시켜 준다.
  • 주인의 차도 함께 타고 외출을 하는 일은 이미 이야기꺼리도 못 된다. 오다 가다 산책을 나온 개들을 보면 그들도 과하게 비만증에 걸려 어떤 개는 뒤뚱뒤뚱 걷는 것도 잘 못하여 주인이 서서 한참을 기다려 주어야만 된다.

    집안 서열에서도 시부모 앞에 강아지가 더 대우를 받는 일도 있다는 유머도 생긴 작금이다. 아예 아기처럼 주인 품에 안겨 발을 땅에 안대고 살기도 한다. 병이 나면 치료 행위는 물론 동물병원 비용도 사람보다 더 비싸다. T.V.프로를 보면 너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동물 애호에 심혈을 쏟는다. 이도 외국에서 들어온 외국흉내 내기 냄비근성이 심한 우리 민족들의 풍조인가 싶다. 그러다가 실증이 나면 버려져 유기견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예전에 전해오는 의견(義犬) 이야기를 보면 술에 취해 쓸어진 주인이 산불에 타죽게 되었는데 개가 근처 개울에서 제 털에 물을 적셔 와 주위 잔디를 물에 젖게 하여 주인을 불로 부터 지켰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기도 한다.어떤 개는 외로운 노인이나 심약한 환자들의 좋은 벗도 되고 맹인을 돌보는 맹인견의 경우에는 다르게 평가되어야 할것이다.

    알프스 깊은 눈속게 매몰 고립되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조난자를 구조하는 털북생이 구조견을 비롯 '프랑다스의 개' 이야기는 너무나 감명깊은 내용이다.지진이 나서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분별하기 힘든 상황에서 투입된 구조견의 활약으로 며칠만에 건물 페허더미 속에서 사람을 구조 했을 때 그 감격이란 무엇에 비견하랴. 개를 키우므로해서 아이들 정서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서는 긴 설명이 필요 없긴 하다.
  • 지내 놓고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아이들을 키울때 강아지들을 키운건 정서적으로도 아주 좋았고 지금도 이따금씩 그 개들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운 회상에 잠기 곤 한다. 그런데 요즘같은 추세에 그냥 예전처럼 마당에서 사람이 먹고 남은 음식 찌꺼기를 먹이며 집을 잘 지키는 사람 위주의 충견을 키우는 게 좋겠다고 말한다면 나는 동물 애호가에게서 맹 비난을 받을 일인가 하고 되짚어 본다.

    먹고 살기가 넉넉해지니 짐승도 사람 따라 격이 너무 높아 져 고생스런 세월을 산 우리 세대로서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분명히 개는 개답게 사람은 사람답게 격을 가지고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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