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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4 22:20

크리스마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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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 선물                            청초
 

  • 밋밋한 크리스마스.
     

내일이면 온세계 만인이 기다리는 크리스마스다.

아이들이 다 커서 제가끔 따로 떨어져 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별 다른 감흥이 없다.
밤은 깊어 간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어머니, 바빠서 전화도 못 드렸네... 별고 없으세요?”
“그래,어디냐...^^”
“집에 가는 길에 집사람하고 만나서 마트에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 사러 왔어요”
“그래야지^^”
“그런데 큰아이 건우(손자)는 이미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해서 알고 있고 작은 아이
혜원이(손녀)는 아직 긴가 민가 해서 선물을 사주려고요.”
“그래 좋은 선물 많이 사주어라. 어렸을 때의 아름다운 추억이 될터이니까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거라^^”

무료하던 중 전주에 사는 막내아들이 걸어 온 전화 소리다. 갑자기 옛날 우리 아이들을 키울 적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주던 때의 생각이 떠올랐다. 남편이 퇴근길에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왔다. 별 생각이 없는 두 아이가 크리스마스라고 기분이 들떠 늦도록 잠을 자지 않는다.

“일찍 자는 착한 아이들에게만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갖다 주는 거야. 어서 자거라.”
착한 아이에게만 선물을 준다는 얘기에 순진한 우리 아이들은 자기 싫은데 억지로 불을
끄고 잠을 청한다.

큰 아들에게는 번쩍번쩍 빨간 섬광불꽃이 튀며 소리가 요란한 프라스틱 큰 따발총.
딸아이에게는 프라스틱 소꼽장난 세트를 사서 고운 선물 포장지에 싸서 주었던 것 같다.

이튿날 아침 눈을 뜨고 머릿 맡에 놓인 선물들을 보고 얼마나 기뻐하던지...
큰아들은‘따따따’당장 신이 나서 장난감 총을 쏘면서 즐겁다.
딸아이는 등에 헌 강아지 인형을 띠 뗘서 업고 그 소꼽장 그릇에 과자로 상을 차려 밥을
잡수라고 권하고 커피 잔에 커피를 권하기도 하고...

그 후에 낳은 막내 아들은 눈치도 너무 빠르고 약아서 더 이상 믿지를 않아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이라면서 줄 수는 없었다. 너무나 일찌기 산타의 비밀을 알아 버린 그 애는 아마도
성탄에 대한 아스라히 즐거운 추억이 별로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어지간히 다 커서 고등학생쯤 되었을 때다. 오늘 처럼 몹시 춥고 눈발이 휘날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우리부부는 기분도 그렇고 그냥 있기도 심심하여 동네 시장 길거리로
나섰다.  잠들지 않는 인파로 벅적대는 길 거리에서 마침 길바닥에 늘어놓고 파는 누런색
곰 인형을 발견하고 세마리 사가지고 와서 아이들에게 각각 선물로 들려 주었다.

“이게 아마 우리가 너희들에게 주는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것이다.” 하였다.
그 후로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어린이로서 성탄 선물은 받지 못했다. 그런데 8살짜리
손주가 벌써 크리스마스선물의 비밀을 알아 버렸다니 조금은 안쓰럽다.

그래도 그 아들이 아이들과 즐거운 성탄을 보낼 생각을 해보니 우리도 함께 행복한 것 같다.

 


여러분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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