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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화)
                               
  • 노란색 조약 돌맹이[정원이야기](후편)         청초  이용분

    요사히 한 이틀 사이에 빨간색의 접시 꽃이 피어 났다.
    먼저 얼어 죽은 꽃의 대를 이어 받은 꽃이다.

    정원 가운데에 만들어 놓은 오솔길, 길 양옆에 놓인 좀 큰 조약 돌맹이들....
    이 돌은 늙은 호박색 노란 차돌도 있고, 물때 새 알같이 알록달록하게 생긴 색깔의
    돌, 화강암등으로 된 돌등,여러 종류의 돌들이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부자집
    담이나 대문 문주에 세멘트로 엉겨 붙여 쌓일 운명일 돌인데 여기에선 자유롭다.

    지금이라도 물에 깨끗이 씻으면 그들은 하나 하나가 개성 있고 모양새도 아름답다.
    그들이 지나온 수억겁이 되었을 세월 동안 원래는 모나고 못났을 돌들이, 얼마나
    물속에 굴러 닦이고 쓸키며 지났을 괴로운 세월은 이제 잊혀지고 둥굴둥굴하고
    원만하고 보기만 하여도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저런 예쁜 돌이 되어서 운도 좋게
    오늘날 우리 가족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는가.

    나는 사람의 경우도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 했다.가깝게 부부의 경우만 하여도
    처음엔 서로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들이 한집에 같이 살게되니 서로
    부딛히기도하고 의견이 다르므로해서 겪던 여러가지 경우들이 몇십년을 같이 살면서
    모가 깎여서 이제는 서로 들고나는 요철들을 잘 마추어서 이젠 보기좋고 살기 편한
    어떤 경지로 가지는것 이 아닐까? 하고생각 해본다.

    그러나 그세월은 고작해야 몇십년....그 세월은 너무나 짧다.정말 나이가 들어
    갈수록 서로 더욱 잘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면 내가 먼저 남을 대접하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그 돌맹이를 구해 올때 만 해도 내가 아주 젊었을 때 이야기다.

    오래전 우리 동네에 수도확관 공사를 다시 할때 흙을 파낸 자리를 메꾸기
    위해 가져 온 모래 속에 섞여 있는걸 공사하는 사람의 양해를 얻어서 시장
    보는 손수례로 골라서 실어서는 몇번을 날라다가 정원의 오솔길 길 양옆에
    마치 진주목걸이 모양으로 쭈욱 박아 놓은 돌이다.

    그 돌 옆에 알이 빠진 보리이삭 같이 엉성한 꽃 송이 속에 보라색 꽃잎이 듬성듬성
    박아 놓은 것 같은 꽃이(꿀풀꽃) 피는데 그 꽃은 노란색 달맞이 꽃에 치었는지
    꽤 많았는데 올해에는 그 포기수가 드물다. 그들도 우리 눈에는 안 보이는 영역
    전쟁을 하는것 같다.

    샛 노오란 돌나물꽃 마치 빛을 내는것 같이 보이는 이 다이야몬드형의 이 꽃은
    다 아시다 싶이 먹는 나물이다. 그래도 나는 꽃으로 보여 아까워서 봄에 어린순도
    뜯어 먹지 않는다.

    그 외에도 한여름이면 피어날 옥잠화, 種이 같은 보라색 참 비비추. 석화. 맥문동
    장마 때 피어날 원추리 꽃 무리, 가을에 필 꽃범의 꼬리등의 수많은 꽃나무들이
    한창 커나고 있다.짙은 오랜지 색의 참 나리꽃도 거름이 좋은 탓인지 변종인지
    무성하게 크고 있다.

    아, 그 이름도 재미있는 큰 까치수염 꽃 봉오리가 몇일사이에 여기저기 돋아 났다.
    가을이면 푸르던 열매가 빨간 색으로 익어 주렁주렁 열려 예쁘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꽈리나무가 오다가다 숨어서 크고 있다.
    이제는 귀해져 버린 이 꽈리 나무도 하얀 꽃을 매달고 있는데 자세히 드려다 보니
    조그만 꽈리 열매도 열려 있다.

    꽈리나무 이야기만 들어도 우리 년배들은 얘기꺼리가 만발이다. 빨간 꽈리의 속을
    파내다 찢어져서 실패한 이야기, 입이 부르트도록 불던 이야기.밤에 불면 뱀이
    나온 다고 어른들께 꾸중 듣던 이야기, 꽈리 부는 소리가 마치 뱀이 개구리
    잡아 먹을때 나는 소리 같단다.

    자그마한 꽃송이가 보기에는 마치 금으로 만든 彫刻 모양으로 화려하고 단아한 꽃.
    한참은 이름을 모르다가 요즈음 새로 산 식물 도감에서 찾아 보니 그 이름이 좁쌀풀
    이라나, 키가 껑충 크고 휘청거려 낮은 나무들 틈 사이거나 묶어 주어야 만 체면이
    유지되는데 어찌 번식력이 좋은지 처음에 두어 포기였든게 이제는 이 곳 저곳으로
    뿌리가 길게 뻗어 나가서 주목 사이로도 한참을 끈질기게 뻗어 올라 와서 그 꽃을
    피우고 있다.

    올해에 덩치가 엄청나게 크게 자라 버린 감나무의 꽃들이 웬일인지 너무나 많이
    떨어져서 발아래 수도없이 밟히니 영문을 모르겠다. 하나하나가 감이라고
    생각하면 아깝기도 하다.
    다른 꽃보다 늦게 피어 나는 오렌지색과 분홍색의 영산홍도 빼어 놓을수 없는
    고정 꽃식구다. 내려 쪼이는 유월초순의 따가운 햇볕에 여린 꽃잎이 한낮에는
    시들어 있다가 저녁 나절이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살아 나곤 한다. 대추 나무
    이야기도 해야겠다.

    원래 있던 늙은 대추나무는 여기에 이사 오면서 바로 사다 심은게 처음에는 정말
    한말은 되게 대추가 많이 열리더니 몇해전 부터 병이 들었는지 열어도 다 벌레
    먹은 것 같이 속이 못 쓰게 되어서 할수없이 이사를 간 그 친구네 집자리에
    찾아가서 어린 대추나무를 얻어다 다시 심었었다.

    이제는 덩치가 커나서 앞집과의 차양 노릇도 제법 하고 올해에는 새로 돋은
    잎들이 햇볕에 반사 되어서 바람 불때 마다 반짝반짝 윤이 나고 잎이난 마디마디에
    좁쌀만한 꽃 망울이 달려있다. 올해에는 열매가 잘 열릴려나 하고 기대가 된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잎이 넓적한 뽕 나무도 우리 집 정원에서는 珍客이다.
    명주 비단실을 뽑는 누에의 먹이라 생각하니 귀해서 그냥 심어 놓고 보기로 했다.
    혹시 뽕 오디라도 까맣게 열릴줄 모를 일이니까....

                                           2007년 7월 7일 청초

  
                                          (엉겅퀴꽃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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