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에게 ... / 이해인
마주 앉아 말 없이 흐르는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은 친구이고 싶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을 때 유치해 하지 않을 친구이고 싶다
울고 싶다고
했을 때 충분히 거두어 줄 수 있고
네가 기뻐할 때
진심으로 기뻐해 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비록 외모가 초라해도 눈부신 내면을 아껴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별이 쏟아지는
밤 거리를 걸어도
싫증내지 않을 너의 친구이고 싶다
‘안녕’이란
말 한마디가
너와 나에게는 섭섭하지 않을
그런 친구이고 싶다.
'사랑한다'는
그 한 마디가 눈물 겹도록 소중한 친구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