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청초 이용분
날씨는 으슴프레...
먼 하늘에서는
하얀 눈발이
찬 바람타고 펄펄펄...
내가
어렸을 적에
맞은 설날에도
꼭 이런 날씨였다.
동네 방앗간은
떡을 만들려고
몰려 든 사람들로
웅성웅성...
밤새 불린 새하얀 멥쌀로
가래떡을 빼는 방앗간은
떡 찌는 김으로
시뿌옇게 서리고...
나는
하얀 가래떡이
그렇게 만들어 지는 걸
처음 보았다.
엄마는
날 보고
먼저 가서 차례를
지키라고 하셨다.
그러나
우리 차례는
점점 다가오는데
엄마는 아니 오시고...
나는 등어리에
콧등에 식은 땀이
마구
송글송글 솟아 나오는데
엄마는 왜 이리 아니 오실까...
아. 이제
그 세월은
저 멀리 멀리
흘러가 버리고
동구 밖
미루나무 가지에
떼 까치
울어 대니
싸립문에 기대 서서
이마에 손을 대고
민속 설이라 찾아 올
떼떼 옷 아들 손자 며느리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