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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1 21:22

시)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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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7976.JPG

 

설날                           청초    이용분

 


날씨는 으슴프레...

먼 하늘에서는

하얀 눈발이

찬 바람타고 펄펄펄...


내가

어렸을 적에

맞은 설날에도

꼭 이런 날씨였다.


동네 방앗간은

떡을 만들려고

몰려 든 사람들로

웅성웅성...


밤새 불린 새하얀 멥쌀로

가래떡을 빼는 방앗간은

떡 찌는 김으로

시뿌옇게 서리고...


나는

하얀 가래떡이

그렇게 만들어 지는 걸

처음 보았다.


엄마는

날 보고

먼저 가서 차례를

지키라고 하셨다.


그러나

우리 차례는

점점 다가오는데

엄마는 아니 오시고...


나는 등어리에

콧등에 식은 땀이

마구

송글송글 솟아 나오는데


엄마는 왜 이리 아니 오실까...


아. 이제

그 세월은

저 멀리 멀리

흘러가 버리고


동구 밖

미루나무 가지에

떼 까치

울어 대니


싸립문에 기대 서서

이마에 손을 대고

민속 설이라 찾아 올

떼떼 옷 아들 손자 며느리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