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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아들 찾아 일본 방문기                      청초  이용분 

 

몇 해 전 봄 나는 일본에 여행을 하였다나의 막내아들이 동경에 있는 어떤 대학교에 유학을 하고 있어서 방문 겸 여행을 했다.

12 13일의 여행 중 그 중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지난 4 8일 경 그 학교 교정에는 때 맞춰 수십 년이나 되는 덩치가 큰 벚나무에 일제히 아름다운 연분홍색의 벚꽃들이 만발 해 있었다특히 인상적인 것은 우리아이가 살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아파트 옥외(屋外)계단 3층에서 때 맞춰 일제히 만개한 벚꽃을 바로 코앞에서 감상 한 일이었다

 

일요일에는 남편과 아들과 같이 벚꽃놀이 인파에 파묻혀서 우에노(上野공원 내에 만개 해있는 벚꽃 아래에서 하나미(花見)를 나온 일본인들과 이웃하여 앉아서 도시락을 먹었다동물원과 그 안에 있는 호수와 호안(湖岸)에 있는 갈대숲과 각양각색의 오리가마우지가 날개를 말리기 위하여 날개를 펼치고 펄럭이는 광경새빨간 주황색의 홍학 등 여러 가지 새들을 보았은 볼수가

 

벚꽃이 만발한 우에노 공원호수와 갈대밭이 보인다갈대도 관광자원으로 보기 좋게 잘 보존되고 있다가마우지는 남쪽 어느 나라에선가 데려 왔을 터인데 그래도 도망가지를 않고 텃새 모양으로 그 곳에 잘 길들여져 살고 있었다.

그 중에도 홍학의 털 빛 갈이 너무나 고운 오렌지 빛 선홍을 띠어서 참으로 아름다웠다무엇을 먹여 키워서 저리 색이 고울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참으로 이상한 일은 일본에는 웬 까마귀 떼가 그리 많은지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뜨면서 부터 여기저기서 우짖는 그 음울한 울음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너무나 기분이 안 좋았다.

 

도대체 그 새까맣고 큰 몸체가 날아다니면서 우짖는 울음소리를 어디서나 듣는다는 것은 마치 누가 죽거나 하는 아주 불길한 일이 일어 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게 한다그러나 그들은 까마귀를 길조로 생각한다니 그도 팔자소관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 같다.

 

까마귀는 아주 영리해서 음식이 담긴 비닐 봉투를 정확히 알아 뜯어내서 먹이를 먹는다호두 같은 견고한 껍질의 열매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 갔다가 찻길에 떨어 뜨려 깨지면 유유히 그 속 알맹이를 골라 먹기도 한다부모를 알아서 유일하게 부모 새에게 효도를 하는 새로도 알려져 있다.

 우리는 보통 아침에 맨 먼저 듣게 되는 게 참새 소리인데 거기에 비하면 한국의 참새는 자그마한 몸집에 `짹짹짹명랑한 지저귐이 얼마나 귀여운가 !

 

그곳 물가가 왜 그리 비싼지 지하철 요금도 여간 돈이 들어가는 게 아니다. 500엔 하고 참 싸네 하고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돈으로 5000원이니 따지려고 들면 섣불리 무얼 사거나 어디에 들어가서 라면 한 그릇도 사 먹기가 망설여졌다.

지하철을 탄 사람들의 태도는 너무나 조용하다옆 사람을 개의치 않고 큰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남자들도 신문도 세번네번 접어서 절대로 옆 사람의 시야를 가리거나 하는 일은 없다.

 

우리나라 지하철안에서는 어떤가 하고 자연스럽게 비교를 하게 하였다옆 사람의 입장은 전혀 배려치 않고 무릎사이를 쩍 벌리고 무신경하고 천연덕스럽게 앉아가는 남자들에 이르러서는... 에그!

백화점에 다 초점 목걸이용 안경을 사러 간적이 있다나도 일어가 서투니 자연히 영어로 말을 하니 당장에 영어가 능통한 사원을 부른다한눈에 그들이 영어에 약하고 영어를 잘하는 고객은 다른 눈으로 보는 듯 태도가 아주 정중하였다.

 

슈퍼마켓에 들어가서 고기류를 사려고 보면 소고기도 100g 단위부터 아주 최소량 포장으로 되어 있어서 그들의 경제관념에 대해서도 간접으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자전거가 대중화 되었다전철역에는 우리나라 주차장 모양 고정 돼 있는 주차시설에 자전거를 매달아 놓고 지하철을 탄다길도 좁아서 웬만한 골목에서는 자가용차를 갖기는 힘이 들어 보였다지진을 염두에 두어서 그런지 대부분 나지막한 옛날 집이다길 쪽으로 난 나무대문에 예쁜 꽃바구니를 달거나 꽃을 심어서 그 골목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느낌으로 다가 왔다.

 

우리나라 모양으로 와직끈 헐어서 새로 집을 짓는 광경은 눈을 씻고 보아도 보이지 않았다그저 조용히 집 안팍을 가꾸고 이웃을 배려하며 사는 그들의 심성이 전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아들이 학교에 간 사이우리는 주중(週中)에는 하도버스를 타고 닛꼬(日光)에 갔다높은 산에서 단계별로 시원스럽게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기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낮은 계곡으로 내려가서 구경을 하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보통은 지상에서 위로 올라가는데 올라 가지 않고 지하로 내려가니까... 단 몇 초 동안 타는 엘리베이터의 승강비도 아주 비쌌다.

 

그 다음 일요일에는 아들과 함께 하꼬네(箱根)에 후리패스를 구입해서 전철-푸카앞으로도 가고 뒤로도 가는전진과 후진을 하면서 조금씩 천천히 가파른 산을 기어오르는 궤도차를 타고 이른 봄의 각양각색의 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는 산등성이의 경치를 요모조모 흥미 있게 내려다보면서 (가다 보니 개인 집 정원도 엿보고올라갔다.

 

다른 사람들은 관광버스로 아주 쉽게 이곳에 올라 와 있었는데 우리가 더 다양한 코스로 찾아 온 것 같았다오른 후 山頂에서 부글부글 끓는 유황 재속에 익힌 검은 계란을 사서 먹었다산에 올라가서 보니온 산이 검회색 빛 갈의 진한 화산재가 팥죽 끓듯이 부글부글코를 찌르는 유황 냄새로 가득하다

 

산에서 내려와서 그 산을 올려 다 보니 온 산이 여기저기 유황 연기에 휩싸여 있어서 모든 산에 마치 일제히 불이 난 것 같고과연 일본이 화산국 이라는 게 실감이 났다귀로(歸路)에는 하꼬네에 있는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돌아 왔다.

 그 다음에는 급경사가 진 산등성이에 있어서 계단을 한참을 끙끙거리면서 올라가서야 있는갈대로 울타리를 친 노천 온천탕에서 온천 목욕을 하였다그러나 남자와 여자가 같이 목욕을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부터 벼르던 후지산...

유감스럽도 일기가비도 오고안개도 자욱이 끼어 먼 경치가 구름에 가려서 그 유명한 후지산(富士山)은 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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