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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일어 선생님과 그의 애견 이야기...*            청초    이용분

    내가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곳의 일본어 선생님은 나보다 4년정도 선배님에 년배에
    해당되는 여자 선생님이다.
    나는 일어를 <가다가나>만 배우고 <히라가나>를 못 배운 상태에서 해방이 되었다.
    매번 일본 T.V. N.H.K.방송을 보게 될때 마다 한문은 잘 알지만 그 끝에 붙은 올챙이
    꼬리 같이 꼬부라진 글씨가 너무 궁금해서 그 때마다 남편에게 물어 보곤 하였다.

    때 마침 동회에서 낸 교양강좌 모집광고에 일본어 시간이 있는게 아닌가...
    때가 왔구나 싶어 일어를 배우기로 했다. 부랴부랴 찾아가게 되면서 만나게 된
    봉사자 일본어 선생님이다.

    그분은 젊던 시절에 고등학교 선생님도 오래 하였다. 그후 일본에 가서 대학원
    공부도 마쳤다. 근 십년간 그 곳에 살면서 알게 된 해박한 일본 사정으로 부터
    일본의 풍습, 역사. 근세사를 비롯 그 당시의 우리나라와 중국사정에 이르기까지
    두루 섭렵하여 주니 나는 늦으막하게 우연히 시작한 일본어 공부삼매경에 빠졌다.
    목소리도 한참 아래인 나보다 훨씬 낭낭 하고 한문지식도 박식하니 젊은 주부
    엄마 제자들의 호응도 아주 좋다.

    우리아이들 같이 젊은 클라스메이트들과 함께 어울려서 공부를 하니 나이도
    잊은 채 나는 웃기는 이야기도 잘 하고 응석?도 부리고 하여...
    나의 별명은 " 다노시이(樂)李상"이다. 다노시이는 우리 말로 "즐거운 (樂) 李님"
    이라는 뜻이다. 선생님께서 지어 주신 나의 '닠네임' 이다.

    내가 오늘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선생님댁 강아지 이야기다.
    수업시간 중에 종종 개 이야기를 하게 된다. 키우는 두 마리 중에 한 마리는 우리
    반 회원이 선생님께 상납?을 하여서 가져 오던 날 다 같이 선을 보게 되어 이왕에
    그 강아지가 어떻게 생긴 녀석인지 다들 잘 알고 있어서 대화가 잘 통한다.

    우리는 공부하기가 좀 지루하거나 꾀가 날때 쯤이면 종종 강아지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면 선생님께서도 즐거워져서 신나게 강아지의 근황을 이야기 하곤 한다.
    그 개는 시츄라는 종류의 개인데 속 눈섭아 길고 아주 겁이 많은 녀석이라고 한다.
    선생님이 들어 누워서 책을 읽을 때면 저(강아지)도 같이 벼개를 베고 누워서
    물그러미 쳐다보곤 한단다. 커피를 마시면 딱 마주 쳐다보고 앉아서 숨도 안 쉬고
    목구멍을 깔닥대고 있어서
    "숨 쉬어라 숨 쉬어" 하고 말을 던진다고 한다.

    어느 날 선생님댁에 일본 여자 친구들이 한국 방문을 와서 한 열흘 머물게 되었다고
    한다. 그 녀들은 일본서 공부할 때 같이 공부했던 크라스메이트들인데 우리 수업
    시간 중에 데려와서 우리와 갑작스런 한일합작 수업을 하게 되었다.
    그중 나이가 지긋하고 좀 뚱뚱한 사람은 메직 펜으로 쓴 한문 칠판 글씨가
    어찌도 잘 쓰는지 지우기가 아까울 정도로 일필휘지였다.
    지금도 매일 먹을 갈아서 수시로 붓글씨 연습을 한다고 한다.
    보기와는 달리 느긋하고 멋이 있는 인테리처럼 보였다.

    또 한사람은 올드미스인데 좀 야위었다.역시 결혼을 안한 미스라서 그런지
    상냥하기도 하지만 좀 까불락 거리기도 하면서 애교가 만점이다. 어떤 회원이
    단 호박죽을 쒀 가지고 와서 대접을 하게 됐는데 스스럼 없이 잘 먹기도 하면서
    연신 꾸벅 꾸벅 인사성이 넘친다,

    그들의 옷차림은 요사히 아무리 농촌이라 하더라도 우리라면 벌써 벗어 던졌을
    그런 유행에 후진 옷을 입고 있다. 그래도 그들은 일등국민이라는 자긍심에
    거침이 없어 보인다.
    기식(奇食)하는 댁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세수비누와 치약등을 모두 가지고
    온다고 한다.
    그럴라고 들면 오지도 말라고 선생님이 엄포를 하지만 그 들은 매번 그런식이란다.
    물론 선생님도 일본에 가서 그들이 사는 근처에 가게 되면 그들집에 기식을 한단다.

    그런데 고 강아지란 녀석들이 그 일본 손님이 주는 과자 나부랭이에 혼이 빠져서
    원래 주인은 아랑곳 하지도 않고 그들 방에 가서 붙어 있으면서 꼬리를 치면서
    알랑알랑 아양을 떤다고 한다. 듣고 있던 우리들, 변심한 고 녀석들이 괘씸하여
    '아주 일본으로 딸려 보내 버리세요...'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그 개들을 데려가지는 않았다.

    요사이 선생님 댁이 이사를 하셨다. 그런데 큰 근심거리가 강아지들 한테 생겼다.
    이사할 때 이사짐 센타에서 붙였던 테이프 떼어 놓은 뭉치를 강아지가 입에 물고
    있는 것을  쫓아가서“뱉어뱉어” 말렸드니 그냥 꼴가닥하고 생켜 버렸다고 한다,
    걱정이 되어서 동물 병원에 데려가서 X레이를 찍었드니 뱃속에 테이프가 고스
    란히 있더란다.  그 테이프가 소화도 않되지만 음식과 섞여 장으로 내려가다
    막히면 토하고,,, 강아지의 생명이 위험해 진다고 한다.

    진단을 위해 X 레이만 찍는데도 이만원인가 삼만원이 들었다던데...
    수술을 하려면 족히 삼십만원이 든단다. 사흘간 입원을 해야 하고...
    이를 듣던 같은 반회원이 어미개의 배를 절개해서 강아지를 낳는 데 십오만원이
    든다던데요 ...

    우리 집 강아지가 조그만 사마귀 떼어 내는데도 사만원 주었어요.
    우리 선생님은 그 연세에 경제적으로 너무 힘 들으셔도 정말 안되는데...
    그러면서 은근히 걱정을 하면서 며칠이 지났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도 되었지만 또한 이글을 읽는 독자에게 공연한 걱정을
    끼칠 것 같아서 이곳에 올리기를 망설였다.

    그런데 오늘 강아지의 병문안을 하였더니 매일 배변을 검사를 해도 아무것도
    안 나와서  X 레이를 다시 찍어보니 뱃속에 아무것도 안남아 있어 자연히 녹아
    내린 것 같다고 수의사 선생님이 말씀 하였다고 하여 우리는 다같이 기쁜 마음이
    되었다. 개를 키워보면 꼭 가족과 같은 마음이 들어서 그들도 아프면 미물인
    그들이 무얼 알겠나 싶지만 우선 키우는 주인들이 걱정이 앞 선다.

    나도 그전에 눈이 예쁜 하얀털의 스피츠를 한 15 년동안 키워 본적이 있다.
    그 개는 겨울이면 꼭 감기가 들어서 기침을 하곤하였다.
    매번 우리가 먺는 기침약의 양을 조절하여 조금씩  먹이 곤 하였는데...

    무릇 이 세상 생명이 있는것들이 모두 그러하듯이 결국은 개들도 늙어서 죽는다.
    사람사이 못지 않게 정이 든 그들과의 이별도 우리의 마음을 너무나 아프게 한다.
    그 후로 나는 개를 키우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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