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파란색이 뚝뚝 떨어지던
벌판 한 가운데에는
어느새 노란색 옷 갈아입고
새 떼들을 불러 모으네.
따가운 한 낮
끄덕 끄덕 졸고 있는 허수아비
뜨거운 태양이 중이적삼 다 태워도
덩실덩실 춤추게 할 바람은 안 부네.
참새는 나 잡아봐라
허수아비 머리 위에서 놀려대지만
잠에 취한 허수아비 손 짓 한번 못하고
눈만 비비면서 바라보네.
만석군의 가슴만 태우는
허수아비는 새들의 노리개 감이지만
어쩌다 바람만 불라치면
덩실덩실 춤 장단에 새들은 도망치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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