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2.07.04 11:24

수필)삶의 질(質)

조회 수 3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삶의 질(質)                                        청초 이용분



병원에 온 환자가 의사 앞에서 "내가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알아 마춰 보시요."라는 듯 병세에 대해서 한 마디의 도움말을 안했다. 
그랬더니 의사 왈"그러면은 동물 병원에나 가 보시요." 했단다.이건 웃기자는 이야기이고 "아무리 물어 봐라 내가 가르쳐 주나..."웃지도 않고 무표정하게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의사가 있는 병원에 가려 면은환자의 입장에서는 여간 스트레스가 쌓이는 게 아니다.혈압이 높아서 병원을 찾게 되는 환자는 이런 권위적인 의사 앞에 가면 목이 움추려들고 갑자기 혈압이 더 높아지기도 한다. 몸도 아픈데다 그런 속 끓임까지 덧붙이게되니 절대 아프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눈치껏 조심스럽고 짧게 병세에 대해서 궁금한 걸 묻기도 하지만 몇 마디 기대하던대답도 시원히 듣지 못한 채 다음 환자 때문에 간호사에게 등 떠밀려 나오기 십상이다.진짜 의사에게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간호사에게 대강 듣게도 된다.
이게 대부분의 종합병원의 실태이다. 큰마음 먹고 병원이라는 데를 찾아 갈 때에는심리적으로도 안도하고 정신적 치유도 기대하는 곳이련만 바라던 희망은 산산이부서지고 허망만이 남는다. 유명한 의사일수록 더 심하다.시간 대비 돌볼 환자수가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자고 나서 아침에 이유도 없이 허리가 아파서 차차 나아지겠지... 고통스런 날들이이십 여일 흘렀다. 그러나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를 않는다. 허리가 아프면 정형외과엘가야 되나? 가까운 곳에 종합병원이 있긴 하지만 그 번거로운 수속 절차며 초진료니특 진료니 해서 생각지도 못한 돈을 내고도 3분간 의사를 보기 위해 두 시간 대기 ...진짜 진료를 받는 시간 보다 기다리는 시간과 금전적 낭비를 생각하면 보통 한참을벼르고 용기를 낸 끝에서야 겨우 그 병원을 찾게 된다.

남편의 종합 병원 행 권유를 뿌리치고 평소 다니는 내과 병원 위층에 있는 정형외과를가벼운 마음으로 우선 가 보기로 했다. 상상외로 이곳에도 많은 환자가 있다.기다리는 시간은 잠시 우선 척추 X-ray를 찍고 기다리니 바로 담당 의사 선생님의소견을 듣게 되었다. 척추가 협착 되지는 않았는데 X-ray상에 골다 공 소견이 보인단다. 실제 하얗게 보여야만 정상이라는 뼈 부분이 약간 허옇게 보인다. 인체 구조학적으로상세한 설명을 하더니 가능하면 골밀도 검사를 해 보라고 권한다.
곧바로 내과에 가서 골밀도 검사를 하니 골다 공이 상당히 심한 펀이라는 소견이다.지난봄에도 이처럼 아픈 걸 참았었는데 다행히 괜찮아졌기에 그냥 있었더니결과적으로 병을 키운 셈이다. 최소한도 일년동안 약을 복용해야 된다나....

아울러 우유나 치즈 잔멸치 다시마 등 칼슘이 든 음식을 열심히 먹어야 된다.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정형외과에도 모인다. 마침 눈도 큼직하게 시원한 호남형의아주 젊은 의사가 과학적이고 자상한 설명과 진료 지시가 마음을 편하게 한다.물리치료를 해주는 간호사들도 아주 친절하다. 치료를 받으면서 커텐 너머로들려오는 옆 환자에게 하는 대화와 행동도 너무나 편안하다.

"끝에 발가락이니 물리치료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요?" 어떤 남자 환자의 물음에"아닙니다. 삼십오 분 쯤 걸립니다." 매우 정중하다.바로 옆 가림 벽하나 사이에서 남자어르신이 끙끙 앓는 소리를 낸다. 허리가 아픈데침 맞고 뜸을 떴는데도 났지 않은 모양이다. 저렇게 앓는 소리를 내면 좀 덜할까?하기야 나 모양 골다 공이라면 침을 맞아서 될 일은 아닐 게다.

환자가 오는 사연도 가지가지다. 발이 삐끗해서 와 보니 인대가 늘어났다고 한쪽발을 기브스하고 커다란 설피 같은 신을 신고 목발을 어깨 밑에 끼고 나타나는아주머니. 너무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있어서 척추가 삐뚤어진 학생의 체위교정 모두들 이 친절한 의료진에 마음이 편해서 이 병원에 모여드는것 같다.오만하고 거만스럽게 느껴졌던 의사와 병원에 대한 선입견은 사라지고 가기 싫던병원에 대한 벽도 완전히 무너졌다. 

조금 아파 보니 아프지 않을 때의 그 행복을실감 하겠다. 별 뜻도 모르고 쉽게 삶의 질이 어떠니 웰빙이니 하고 사용하는어휘들이 생생하게 실감나는 요즈음이다.남보다 좀 더 좋은 집에 호의호식하며 남 보기에 잘 사는 게 웰빙이 아니라 마음이편안하고 건강한 게 최우선이라는 간단한 진리에 도달 한다. 건강한 몸에 건전한 생각이 깃들듯 평소 건강이 잘 유지된다면 그게 바로 제일 바람직한 노후의 행복이 아닐까... 
 

[크기변환]20210522_191728.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871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 이용분 2022.07.23 7
6870 인천대학교 INU 앙상블: 스케이터스 왈츠(The Skater's Waltz) 1 이용분 2022.07.22 52
6869 ❤️한국은 보석 같은 나라❤️ 이용분 2022.07.20 28
6868 수필) 여름 밤 하늘의 별빛 이용분 2022.07.19 114
6867 수필)취미생활 금붕어 키우기 ... 이용분 2022.07.16 106
6866 이용분 2022.07.16 2
6865 이용분 2022.07.12 91
6864 비발디의 사계 이용분 2022.07.10 4
6863 ♥한.아.비.를 아시나요?♥ 이용분 2022.07.09 53
6862 ■ 백수(白手)■ 이용분 2022.07.09 35
6861 수필) 한치 앞을 모르는 세상사 이용분 2022.07.08 69
» 수필)삶의 질(質) 이용분 2022.07.04 38
6859 수필)지하철 안 인심 이용분 2022.06.30 3
6858 처마와 제비집 / 鄭 木 日 이용분 2022.06.29 84
6857 수필)** 우리 모두 이웃에게 조금만 더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이용분 2022.06.28 30
6856 막걸리는 유익균 덩어리다. 이용분 2022.06.26 36
6855 온갖 새들의 향연장에 초대합니다. 이용분 2022.06.26 5
6854 수필)세월이 지나면 잊혀지는 세상사 !! 이용분 2022.06.25 51
6853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모윤숙시) 6.25동란(動亂) 발발 일(日)에 즈음하여... 이용분 2022.06.25 23
6852 수필)비 속에서의 행복 . 이용분 2022.06.24 30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354 Next
/ 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