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0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취미생활 금붕어 키우기 ...                                    청초  이용분

 

낮에 강화도에서 마신 한 잔의 짙은 커피 탓인가!!초저녁에 잠간 졸고는 새벽녘에 잠이 깨서는 영 잠이 안 온다. 

나는 올빼미 형이라 초저녁잠이 없어 언제나 한시나 두시쯤에야 잠을청하는데 어쩌다 초저녁에 이렇게 잠이

들었다가 새벽 시나 3시에 잠이 깨면 다시 잠들기가 여간 곤욕이 아니다얼마 전 어떤 후배님이 펴내서

고맙게도 손수 보내주신 책을 펼치고몇 장 넘겨 읽어 보기도 하고 우유를 따뜻하게 데어서 마셔도 보고...

공연히 잠 잘 자는 식구 옆에 가서 부스럭대면서 말도 붙여 보고...

 

내가 잠이 안 온다고 남까지 괴롭힐 수도 없는 일하는 수 없이 거실로나와서 불을 켜기 전 금붕어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하고 드려다 보았다아파트 마당 외등 불빛이 희미하게 비치는 어둠 속에 낮과 다름없이오르락내리락왔다 갔다

하는 금붕어들을 보고는 얘들이 밤새 잠을안 자는구나 하고 불을 켜고 드려다 보니 혹시 아침밥이나 주려고그러나

싶은지 대여섯 마리 모두 내 쪽을 향해 우루루 모여 든다.

 

우선 반갑기는 하다나처럼 깨어 있어서 .... 이름 하여 아롱이다롱이몸은 흰데 등 윗 쪽 부분과 입술이 마치 립스틱을

바른 것처럼 빨간 게 아주 예쁜 이쁜이몸은 짙은 오렌지색으로 알록달록하면서도 역시 입술연지 바른 것처럼 멋이 있다

하여 멋쟁이몸집이 제일 큰 왕초 그런데 이 녀석은 아무래도 알을 밴 듯 배가 통통하다.다른 것들이 졸졸 밤낮으로 쫓아다닌다아무래도 암놈 같아 보인다. 

 

처음에 사와서는 몸은 모두 새카맣고 눈 쪽은 툭 튀어 나왔는데 어디쯤에 눈이 붙었는지 코구멍은 어딘지 구별이 안가던

이 녀석마치 큰 선그라스를 쓴 것 같다고 마이클 잭슨지금도 구별이 안 가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이름을 지어 놓으니 그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할때 어떤 녀석인지 금세 알아듣기 쉽다,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일은 여간

잔손질이 가는 일이 아니다처음에 좁쌀알만 한 먹이를 주었는데 이제는 녹두 알만한 먹이를 먹을 수있는 크기로 자라났다

 

먹이를 주면 잽싸게 물위에 떨어진 먹이를 나꿔 채 듯 한입 물고 가서는이도 없는 입을 우물우물 마치 무언가를 씹는 것처럼

눈을 띠룩띠룩 거리면서 서로 뒤질 새라 경쟁적으로 오르내리면서 먹어 댄다.

물론 개나 고양이처럼 사람과 같은 공간에 동거하면서 오물을 배설 한다 던가털이 날거나 짖어 대면서 괴롭히지는 않지만 어항 속 유리 청소도 몇일간격으로 안 해주면 어항 안쪽 면에 파랗게 물이끼가 껴서 시야도 흐릴 뿐만 아니라 물이 오염 되어서 고기들의 생사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같아서 그냥 두고 보기는 힘이 드는 일이다.

 

이것도 취미생활 인지라 가끔 금붕어 집에 들러서 좀 색다른 색깔이나모양의 고기를 보면 금세 충동이 생겨서 또 사게 되는데 금붕어 중에서는찾아보기 힘든 황금색 잉어가 마침 크기도 비슷하여 얼른 사왔다. 집에 와서 어항 속에 넣고 보니 얼굴이 뱀 같기도 하고 긴 수염만 달렸으면 용 같게도 보여서 드려다 보기가 좀 겁이 나서 에그 !! 색깔에 현혹되어무조건 샀었는데 얼굴도 보아야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강아지를 키울 때에도 같은 값이면 얼굴 모양이 예쁜 놈을 사와야키울 동안 보기가 괴롭지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나...

예전에 종종 마당에서 강아지를 키웠을 때에도 사실 강아지는 인물이좋은가 챙겨 보고 키웠었는데 금붕어는 워낙 얼굴이 작아서 헤엄쳐 다니는 여러 마리 붕어들 속에서 얼굴을 살펴보고 그럴 겨룰이 없었다. 그런데 類類相從이라 하던가며칠을 두고 보니 이 황금 잉어가 금붕어와는따로 떨어져서 홀로 있어 제가 잉어라고 좀 거만해 보이기도 하고... 자세히 보니 처음에는 안 그랬었는데 몸에 이상한 솜털 같은 덩어리가 붙어 있는걸 보니 아파서 그랬나...

 

아무래도 피부병까지 난 것 같아서 다른 것들에게 전염될 위험도 있기에 아깝지만 한밤중에 뒤 곁 탄천에 방생을 하기로 했다. 낮에 놔주면 온갖 물새가 기다렸다는 듯이 쪼아서 한입에 먹어 버릴 염려가 있으니까 밤새 한강으로 빨리 헤엄쳐 흘러가서 잘 커서 팔뚝만큼 큰 황금 잉어가 되어 회기 하는 연어처럼 물이 철철 넘쳐흐르는 여름 장마철에이곳 탄천에 돌아와 주기를 빌어본다. 

 

나이가 드니 조금도 마음이 괴롭거나 언짢은 일을 겪어 내기란 힘겹고참아 내기도 힘이 드는 일이다돈을 주고 샀으니 아깝기도 하고 애석하기도 하지만 넓은 세상에 나가서 잘 살아 보라고 재빨리 방생을 해 버린 것이다아이를 키울 때도 나이가 젊어서 그렇지 늦은 나이에 키우려면 얼마나힘이 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그래서 인생에서는 모든 게 다 때가 있다는 교훈을 가르쳐 준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871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 이용분 2022.07.23 7
6870 인천대학교 INU 앙상블: 스케이터스 왈츠(The Skater's Waltz) 1 이용분 2022.07.22 52
6869 ❤️한국은 보석 같은 나라❤️ 이용분 2022.07.20 28
6868 수필) 여름 밤 하늘의 별빛 이용분 2022.07.19 114
» 수필)취미생활 금붕어 키우기 ... 이용분 2022.07.16 106
6866 이용분 2022.07.16 2
6865 이용분 2022.07.12 91
6864 비발디의 사계 이용분 2022.07.10 4
6863 ♥한.아.비.를 아시나요?♥ 이용분 2022.07.09 53
6862 ■ 백수(白手)■ 이용분 2022.07.09 35
6861 수필) 한치 앞을 모르는 세상사 이용분 2022.07.08 69
6860 수필)삶의 질(質) 이용분 2022.07.04 38
6859 수필)지하철 안 인심 이용분 2022.06.30 3
6858 처마와 제비집 / 鄭 木 日 이용분 2022.06.29 84
6857 수필)** 우리 모두 이웃에게 조금만 더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이용분 2022.06.28 30
6856 막걸리는 유익균 덩어리다. 이용분 2022.06.26 36
6855 온갖 새들의 향연장에 초대합니다. 이용분 2022.06.26 5
6854 수필)세월이 지나면 잊혀지는 세상사 !! 이용분 2022.06.25 51
6853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모윤숙시) 6.25동란(動亂) 발발 일(日)에 즈음하여... 이용분 2022.06.25 23
6852 수필)비 속에서의 행복 . 이용분 2022.06.24 30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354 Next
/ 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