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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집은듯 구름 뒤에 숨은 달....


      깊어 가는 가을날
      짧은 해는 누엿누엿 서산으로 저물고
      저녁 후 나선 산책길...

      비가 한 차례씩 지나갈 때 마다
      귓 볼에 스치는 바람은
      나날이 알맞게 시원하다.

      졸졸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개울 물길은 어디론가
      오늘도
      쉬지않고 흘러 가고....

      풀밭에 숨어서
      초조하게 밤이 되기를 기다렸을
      귀뚜라미들의
      애처러운 울음 소리,

      조심스럽게 주거니 받거니
      울며 울며....
      가을 밤은 깊어 가는데...

      희미한 가로등 불빛아래 때늦은 저녁 먹거리,
      잽싸게 물속을 요리 저리 오가는
      송사리 붕어 사냥에 온 정신을 빼았긴
      한마리 흰 해오라기 새,..

      밤에도 새가 고기를 잡고 있다니...!
      그 새는 오늘 낮에
      고기를 못 잡아서 그만 굶었나 보다....

      자전거 길을 따라 오가는 사람들
      왁자지껄하는 소리
      유난히 정겹고....

      멋진 핼멭까지 쓴 자전거 부대
      한 무리의 어린이들
      자전거 꽁무니 빨간 불빛들이
      쏜살같이 멀리 달려가 버린다.

      밤낯 없이 흘러가는 개울 물길속에 비치는
      높은 아파트의 환한 불빛들,
      일렁이는 물결따라
      제절로 화려하게 환상적으로 明滅하고

      흐릿한 안개 같은 얇은 구름속에
      수집은 듯 살짝 몸을 숨긴
      음력 구월 중순 반달은
      언듯 보이더니
      구름속에 숨어서 어디론가
      떠나가 버리고....

      멀리서 제 홀로이 반짝이던
      이름 모를 별이
      맑고 드높아진
      가을 밤하늘 한가운데에서

      내 여기 있노라 ...

      이제는 한층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다.



                2003년 10월  3일  Skylark 이용분 (7회)